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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er

Trinidad로 가는 택시

영어를 잘하는 Renso 덕분에 영어가 하나도 안 통하는 하바나에서 스페인어 하나도 못 한는 나는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만난 택시 기사가 Renso의 카사로 데려다 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보통의 관광객들은 터미널에 가서 버스 표를 끊어서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는데, Renso는 Taxi Collectibo라고 합승해서 다른 도시로 door to door로 모셔다 주는 합승 택시를 어레인지 해줬다. 가격차이도 버스 대비 $10 차이 밖에 안났다. 터미널까지 택시 타고 왔다 갔다하는 가격이나 같았다. 하바나는 대중 교통이 거의 없기 때문에 택시만 타려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쿠바노들은 친절했는데 택시 기사는 관광객이 너무 분명한 나만 보면 봉으로 여겨서 말도완되는 택시비를 요구하거나 삐기질을 했기 때문에 너무 피곤했다.

하바나에서 트리니드나드까지는 택시로 5시간이 걸렸다. 가격은 $55 장거리를 뛰는 차들은 시내 택시보다는 신규 모델 차량이 많아 다행이였다. 같이 합승한 이태리 노년 부부는 영어를 못하셔서 말은 못 걸어 봤지만 5시간 내내 손을 꼭 잡으시고 엄청 다정해 보였다. 역시 이태리 남자들은 다정해~~

하바나 카사도 정하고 간게 아니였듯이 트리니다드도 숙소도 전혀 알아 보지 못해서 Renso한테 소개시켜달라고 했다. 쿠바 사람들 사전에 방이 없다는 없다. 자기가 쓰는 방을 비우든 관광객이 가장 큰 돈 벌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방을 마련해 준다. Renso가 몇 번 전화를 돌리더니 자기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카사에 가라고 그 집 주소를 적어 나한테 주고 택시 기사한테 줬다.

한국도 60-80년대에 택시 기사나 버스 기사가 잘 버는 직업이었듯이 쿠바에서 가장 고소득은 택시 기사인듯 보였다. 쿠바 정부에서 운영하는 외국인용 중국산 버스도 있지만 가격 차이가 얼마 안나는 합승 택시 운영도 쏠쏠한 듯 했다.

쿠바의 선생님 월급은 $20이고, 가장 많이 버는 의사 월급이 $60인다. Casa의 한 방을 내주면 하루에 $30-40불은 번다. 택시의 경우 하바나에서 비날레스 (2시간반)는 25불 였고, 하바나에서 트리니다드(5시간 반)는 55불 트리니다드에서 비날레스(7시간)은 70불이였다. 한 택시에 4명이 타니 하루에 편도 운전을 하면 하바나에 트리니다드까지 220불을 넘게 버는 셈이다.  

농업 국가에 서비스나 제조업이 없으며 모든 자산을 국가가 통제하는 쿠바 경제에서 개인이 돈을 벌 수 있는 생산 자산은 자신의 집인 카사와 자동차인다. 카사도 부모에게 물려 받은 집이 관광지 인근에 있거나 혹은 방이 여러 개 여서 가족이 쓰는 이외에 타인에게 빌려 줄만큼 큰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카사 운영을 통해 돈을 벌 수 없다.

택시도 개인이 소유하는 줄 알아서 택시 기사들이 가장 부자인 줄 알았는데. 두 번째 쿠바 여행에서 영어를 잘하는 쿠바 친구를 만나서 알게 된 사실은 택시도 사실 상 기사의 소유가 아니란다. 차 소유주는 따로 있고 택시 기사는 빌려서 수입의 얼마를 나누는 식이란다.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서 자동차 수입과 소유를 정부에서 엄격하게 통제하고 어마어마한 관세를 매긴다고 한다. 그래서 기아 프라이드 정도를 수입해 오면 관세를 포함하면 거의 원래 가격의 5배 가격이여서 일반 개인은 자동차 소유는 꿈도 꿀수 없다고 한다.

정부가 정부 차량이나 국영 택시 사업을 위해 신차를 수입해 오고 5-7년 정도 운영을 한 다음에 중고 시장을 통해 개인에게 넘어간다고 한다. 그것도 공산당이나 정부와 커넥션이 있는 부자가 아니면 차량을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하루 종일 운전하는 택시 아저씨들은 내 생각 많큼 수익을 다 먹어서 부자가 아니라 자본가의 차량 소유주의 차량을 대여해서 일당을 벌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남에 차라도 빌려서 카사 오너들과 계약을 맺고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기회라도 만들어 낸 쿠바 장거리 택시 아저씨들은 일거리가 부족한 쿠바에서는 잘나가는 전문직일 것이다.

하바나 외곽의 울퉁 불퉁하지만 8차선의 고속도로를 몇 시간 달리자 시골의 일반 도로가 나타났다. 맙소사

도로에 소가 끄는 마차, 말이 끄는 마차가 차와 함께 지나가고 있다. 몇몇 도시 지역을 제외하고는 농업인구가 대다수인 쿠바. 시가와 사탕 수수로 만든 럼이 최고 생산품인 쿠바 답게 차창 밖 풍경은 평화로운 농촌 풍경이다. 관광객이 방문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오토바이는 커녕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여 마차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얼마전 하바나의 부유층 동네의 LA 같던 클럽이 떠오른다. 공산주의 국가지만 빈부격차는 어디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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