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집 구하기 Part II

2015년 8월 말 미국에 도착해서 지금 사는 집에 정착하기까지 4번의 이사를 했다. (한 달 안에 벌어진 일)

처음은 도착하자 마자 Queens Astoria의 한국인 유학생 집의 2주 Sublet이였다. 유학 오기 전에 준비를 하나도 안했던 나는 (닥쳐야만 움직이는 나는) 출국 일주일 전에 www.heykorean.com이라는 뉴욕 한국인 부동산 정보 공유 싸이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sublet의 개념도 모르는 상태에서 (sublet은 단기로 집을 빌려주는 일, 보통 집 주인이 여행가거나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사정상 집을 나와야 할때 계약을 물려주는 행위) 2주 동안 머물면서 집을 찾을 방을 구했다. 그땐 Queens가 뭔지 학교와 얼마나 먼지 전혀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내가 도착하는 날에 들어갈 수 있는 날짜로 집을 구했다.

생각보다 Astoria 지역이 좋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맨하탄 풍경과는 달랐지만 지하철 역도 가깝고 상점도 많고 동네 분위기도 다양한 이민자 가족들이 많이 하는 다양성있는 분위기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늦은 저녁에도 길가에 사람이 많아 안전해 보였다. 뉴욕 촌뜨기인 나는 강도, 강간, 총기 사건 등 뉴욕에 대한 험한 이야기만 들어서 집을 찾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졌다. (나중엔 새벽 3시에도 돌아당겨도 별일 없다는 점을 알았지만... 물론 브로드웨이 같은 큰길가만....)   

Astroia 지역에 처음 도착한 인연으로 heykorean에 나온 정보 위주로 집을 보러 다녔다. 페이스북을 통하면 학교 근처 학생들이 세 놓은 서블렛도 많았지만 사는 거 만큼은 한국 요리도 해 먹고 영어를 안 써도 되는 한국인과 살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주요 정보 원천이 heykorean이였다. Astoria 지역엔 한국 유학생과 직장인들 방 3-4개 정도 집을 구하고 이케아 등지에서 싼 가구로 유학생이 몸 만 들어오게 해 놓거나, 아니면 세입자가 가구도 가지고 들어오게 방 만 빌려주는 두 가지 종류의 서브렛이 있었다. 나야 언제 이사 나갈지도 모르고, 처음 오자 마자 가구까지 사는 것은 부담스러워서 분위기 파악이 될때 까지는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furnished 위주로 집을 찾았는데 Astoria지역은 월 900-1300 달러였고,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Woodside나 Sunnyside는 더 저렴하고 살기 편하다고 하나 학교에서 멀어서 고려하지 않았다.

그 중에 한 곳을 결정하고 9/1일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어느 날 heykorea에 시세 보다 훨씬 저렴하고 학교에서 5분 밖에 안되는 곳에 방이 났다. 당장 찾아 갔더니 몇 시간 전에 온 여자애가 이미 계약을 구두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나한테 그 방을 달라고 설득하고 deposit까지 미리 줘버렸다. 학교에서 엎어지면 코닿고 맨하탄인데 퀸즈보다 싸게 방을 구하다니... 비록 부엌과 화장실은 공유해야 되지만 방 상태는 좋았다. 그리고 all furnished!

9/1일 아침 나는 한인 택시를 불러 내가 한국에서 들고온 이민 가방 2개와 기내용 가방 1개를 새로운 방에 옮겨놓고 9시에 학교 오리엔테이션에 갔다. 1시쯤 문자가 왔는데 서블렛을 내놓 여자애 (연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04학번으로 맨하탄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본인은 보스톤 대학에 피아노 박사하러 간다고 했었음..... 신분을 밝히는 이유는 아래에......) 왈,,,, 본인이 서브렛을 건물 매니저 모르게 내 놓았는데 (그 이유는 보스톤에 공부하러 가는데 이 방이 너무 싸고 좋아서 완전히 포기하기 싫어서 나한테 잠깐 빌려주는 식으로 자기가 보스톤 가는 동안 이 방을 잡아 놓고 싶어서) 그런데 매니저가 이미 자기가 보스톤으로 떠나는 걸 알고 다른 사람한테 방을 이미 주었고 내가 아침에 이사하는 것을 보고 이유를 물었다는 거다. 그래서 문자 왈 "내 짐을 지금 건물 로비 앞 문 옆에 두었으니 찾아가세요."

이런 무개념 xxxx를 봤나. 나는 분명히 돈을 냈고 아침에 이사를 했고 그랬는데 지금 나가라고? 그건 그럴 수도 있다.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도 있지 않나. 오리엔테이션을 받다가 헐래벌떡 달려가보니 기가 막히게 내 짐이 건물 앞 길가에 버려져 있는 것이다. 내가 낸 보증금을 하얀 봉투에 끼운체 가방 앞 지퍼에 쑤셔넣은 상태로. 머리에서 화가 펑하고 폭팔하는 만화 있지 않나. 내 인생에 그렇게 인간에게 살의가 느껴지게 화가 난적이 없었다.... 계약 내용이 틀어졌어도. 자기 방에 내 짐을 저녁까지 보관해 줄수는 있는게 자연스러운 인간적인 도리 아닌가? 그 몇 시간도 귀찮아서 내 짐을 길가에 돈까지 쑤셔넣어 팽개쳐논 것이다. 이런 xxxx 같은 경우가 있나..... (뉴욕에서 많난 수많은 무개념 인간과의 첫 경험...)

나는 한국에서만 자랐고 공부했고 일했지만 뉴욕에 와서 한국 사람같은 예의와 상식을 기대했던 나는 너무 화가났다. 문자를 남기고 전화를 했지만 이미 나를 차단한 상태....(여기서 2차 폭팔!)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그 애 방에서 오후와 저녁 시간 내내 죽치고 기달렸다. 그랬더니 앞 방에 (기다리는 동안 앞 방을 노크해서 앞에 XX를 기다리는데 아는 사람이냐고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라고 했음) 애가 귀뜸해 줬는지 9시까지 나타나진 않더라. 기다리는 동안 heykorean에 들어가서 그날 밤에 들어갈 수 있는 방을 아무대나 구해서 전화해 봤는데 다행이 예전에 봐놨던 방 중에 하나여서 그날 저녁 10시에 들어가기로 약속을 해놨다.

기다리는 게 내 시간도 아깝고 이미 벌어져 버린일 어쩔 순 없지만, 내 짐 길가에 버리고, 전화도 차단한 무례함에 너무 화가나서 꼭 만나서 너 그렇게 싸가지 없게 살지 말라고 한소리 쏟아버리고 싶었다. 내가 진치고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이 났는지 콧 배기도 않고이고 결국 CCTV로 내 존재를 아는 경비원한테 건물 밖으로 쫒겨났다. 아틀란타에 부모님이랑 연대 피아노과 졸업하고 이민왔다 던 xx야 세상 좁다. 언젠간 꼭 만날꺼다. 한다리만 건너면 하는 한국 사람끼리 인생 그렇게 살지 말자. 언젠가 꼭 마주친다.

***** To be Continued*****